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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란 1차 침입 – 소손녕과 서희의 외교 담판

전문가팀 2025. 2. 9.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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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와 거란 사이의 갈등은 동아시아 국제 정세 속에서 중요한 사건 중 하나였다. 특히 993년(성종 12년), 거란의 1차 침입은 고려의 외교적 능력을 시험하는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이 사건에서 고려는 무력보다는 외교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며 국경을 확장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당시 거란은 송나라를 압박하기 위해 고려를 길목으로 삼고자 했으며, 고려는 이에 대해 정교한 외교 전략을 펼쳐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중심에 선 인물은 바로 서희(徐熙)였다. 그는 소손녕(蕭遜寧)이 이끄는 거란 사신과 담판을 벌이며, 고려의 외교적 승리를 이끌어냈다. 서희의 외교 협상은 단순한 협상이 아니라 고려의 국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적 대화였으며, 결과적으로 강동 6주를 확보하는 역사적 성과를 거두었다. 거란의 침입 배경부터 협상 과정, 그리고 그 결과까지 살펴보며, 이 사건이 갖는 의미를 되짚어보겠다.

 


거란의 침입 배경

거란(요나라는)은 10세기 초반 동아시아에서 강력한 세력을 형성한 유목 제국이었다. 916년 야율아보기가 요나라를 세운 후 지속적인 확장을 꾀했으며, 10세기 후반에는 중국의 송나라와 대립하게 되었다. 거란은 송나라를 압박하기 위해 한반도로의 진출을 고려했으며, 특히 고려가 송나라와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을 경계했다.

 

거란이 고려를 침공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고려가 발해 유민들을 받아들였기 때문이었다. 926년 거란에 의해 멸망한 발해의 유민들은 고려로 대거 이주하였고, 고려는 이들을 적극적으로 포용하여 국력을 키웠다. 이에 거란은 고려가 자신들의 지배를 부정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여진족과 고려가 협력하며 국경을 정비하자, 거란은 이를 자국의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침입을 감행했다.

 

993년, 거란은 소손녕을 총사령관으로 삼아 약 80만 대군을 이끌고 고려를 침공했다. 거란군은 고려 북방의 국경을 넘어 함흥 지역을 점령하고, 곧바로 개경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이에 고려 조정은 평화 협상을 시도하기로 결정했고, 담판의 대표로 문신이자 외교관인 서희를 내세우게 된다.


서희의 담판 과정

서희는 거란군이 개경으로 진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직접 소손녕을 만나 협상을 벌였다. 당시 고려군의 전력이 열세였던 만큼, 군사적인 충돌보다는 외교적 해결이 더 유리한 상황이었다. 서희는 거란이 고려를 침공할 정당한 이유가 없음을 논리적으로 설득하며 담판을 진행했다.

 

그는 먼저, 고려가 송나라와의 관계를 맺은 것은 자주적인 결정이며, 거란이 간섭할 문제가 아님을 강조했다. 또한 거란이 고려를 공격한 명분으로 내세운 여진족 문제에 대해서도 반박하며, 고려가 여진족을 통제할 수 있도록 영토 확장을 허용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서희는 거란이 고려를 적대시할 이유가 없음을 역설하며, 오히려 고려가 국경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 거란에게도 이익이 될 것임을 강조했다. 이 논리에 소손녕은 설득당했고, 전쟁을 멈추고 평화적으로 협상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서희는 담판에서 단순한 평화 협정이 아니라 국경 확장의 기회를 잡았다. 그는 거란에게 고려가 강동 6주 지역을 차지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한 선택이라고 주장했으며, 결국 이를 관철시켰다.


강동 6주 확보

서희의 담판 결과, 거란은 고려가 강동 6주(영강, 통주, 곽주, 귀주, 흥화, 철주)를 차지하는 것을 허락했다. 이는 단순한 외교적 승리가 아니라 고려의 국경이 대폭 확장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강동 6주는 전략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지역이었다. 이곳은 여진족과 거란의 세력권 사이에 위치하며, 고려가 국방을 강화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였다. 강동 6주를 확보함으로써 고려는 보다 안정적인 국경선을 형성할 수 있었으며, 이후 북방 정책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더 나아가, 이 지역은 경제적으로도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강동 6주는 풍부한 농경지와 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고려의 경제력 강화에도 기여했다. 또한 고려는 강동 6주에 성을 쌓고 방어 체계를 구축하며, 거란과의 전쟁에 대비하는 한편 국경 수비를 더욱 철저히 할 수 있었다.


외교 승리의 의미

서희의 외교 담판은 단순한 외교 협상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첫째, 고려는 전쟁 없이 국경을 확장하며 실리를 확보했다. 만약 무력으로 거란에 대항했다면, 전쟁이 길어지고 국력이 소모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서희의 협상을 통해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국토를 확장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둘째, 이 사건을 통해 고려는 국제적인 위상을 강화했다. 거란과 대등한 외교를 펼치며, 고려가 독립적인 국가로서 강대국들과 협상할 능력이 있음을 입증했다. 이후 고려는 송나라와의 외교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며, 동아시아 국제 정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셋째, 강동 6주의 확보는 고려의 장기적인 국방 정책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고려는 강동 6주를 거점으로 삼아 여진족과 거란의 움직임을 감시하며, 이후 11세기 거란의 재침입(거란의 2차, 3차 침입)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결론적으로, 서희의 담판은 단순한 협상 이상의 가치를 가지며, 고려가 국력을 키우고 안정적인 국경을 확립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또한 외교의 힘이 전쟁을 대신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며, 고려가 강대국 사이에서 자주적인 외교 전략을 펼칠 수 있음을 증명한 사건이었다.

 

 

FAQ – 거란 1차 침입과 서희의 외교 담판

1. 거란이 고려를 침입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거란(요나라)은 고려가 송나라와 우호 관계를 맺고 있는 점을 경계했으며, 발해 유민들을 적극 수용한 고려를 위협 요소로 판단했습니다. 또한 고려와 여진족의 협력이 거란의 국경 안정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보아 침입을 감행했습니다.

 

2. 거란 1차 침입 당시 고려의 대응은 어땠나요?
처음에는 방어전이 아닌 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고려 조정은 외교적 해결을 우선시하여 서희를 대표로 파견했고, 그는 소손녕과 협상을 통해 전쟁 없이 국경을 확장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3. 서희가 거란과의 협상에서 주장한 핵심 내용은 무엇인가요?
서희는 고려가 송나라와 동맹을 맺은 것은 독립적인 결정이며, 거란이 간섭할 문제가 아님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고려가 여진족을 통제하기 위해 강동 6주를 차지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를 통해 거란의 양보를 얻어냈습니다.

 

4. 강동 6주는 어떤 지역이며, 확보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강동 6주는 현재의 함경남도 일대에 해당하는 지역으로, 여진족과 거란의 세력권 사이에 있었습니다. 고려는 이를 확보함으로써 국경 방어를 강화하고, 경제적·군사적 이점을 얻게 되었습니다.

 

5. 거란 1차 침입 이후 고려와 거란의 관계는 어떻게 변화했나요?
서희의 협상 이후 고려와 거란은 일시적으로 평화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그러나 거란은 이후 고려가 송나라와 계속 친교를 유지하자 다시 침입을 감행하였으며, 이것이 거란의 2차 침입(1010년), 3차 침입(1018년)으로 이어졌습니다.

 

6. 서희의 외교 담판이 고려 역사에서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서희의 협상은 전쟁 없이 영토를 확장한 외교적 승리로 평가됩니다. 또한 고려가 강대국 사이에서 자주적인 외교 정책을 펼칠 수 있음을 증명했으며, 이후의 북방 정책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7. 고려가 거란의 침입을 막기 위해 취한 군사적 조치는 무엇인가요?
강동 6주 확보 후, 고려는 이 지역에 성을 쌓고 방어 체계를 정비했습니다. 또한 이후 거란의 재침입을 대비하여 개경과 국경 지역에 방어 시설을 확충하고, 정예 군사력을 배치하는 등 적극적인 대비책을 마련했습니다.

 

 

https://ekqwlckdrh.tistory.com/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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